사랑, 추억

오전의 산책

뽀동이 2024. 6. 17. 22:53

난, 여의도에서 일한다

내가 일하는 곳은 여의도다. 

회사 건물 전경 (여의도)

지금까지 재직했던 회사들의 위치를 보면 잠실, 서울역, 광화문 그리고 여의도.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거기에서 정년퇴직까지 할 것이라 순진하게 생각했던 나였다. 

지나고 보면 참 많은 시간들이 흘러갔고, 뜻하지 않은 사건과 계기로 나의 인생 방향이 정해져 온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뜻한 대로 살 수 있을 줄 알았고, 노력한 대로 이루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순탄 할 것이라 생각했던 어리석은 생각은 여지 없이 무너져버렸고, 남들은 겪지 못할 사건들을 마주하며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다시 곱씹을 수 있는 시간들이 있었다. 덕분에 지금은 꽤나 단단해졌다. 

나는, 산책을 좋아한다

아파트 주변 산책로

나는 산책을 좋아한다. 회사 주변에는 여의도 공원이 있고, 바로 옆에는 오래된 아파트 둘레로 아기자기한 산책로가 있다. 나는 일을 하다가 답답하면 20분 정도 짬을 내어 일부러 나무가 많은 길을 택해서 걷는다. 걷다 보면 잡념도 사라지고 마음이 잠시 우울해 졌다가도 다시 활력을 되찾는다. 

초록빛은 나에게 힐링이다. 

까마귀의 선물

까마귀의 선물

내 딸 서우는 동물을 사랑하고 관심이 많다. 특히 새의 깃털이 있으면 모으고, 자전거에 꽂아 자랑스레 전시하고 다니는 걸 즐긴다. 

오늘 산책을 하다 우연찮게 까마귀의 깃털을 발견했다. 사실 지난 주 금요일 정도에 발견하고서 주울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는데 오늘 마침 다시 내 눈에 그대로 띄게 되었다. 가져가라는 하늘의 뜻이겠지...? 

참고로 나는 까마귀를 좋아한다. 보통은 불길함의 징조로 여기고 싫어하는데 까마귀의 지능이나 효심 깊은 행동을 보면 예뻐할 수 밖에 없다. 자세히 보면 얼굴도 귀엽다. (나만 그런가?)

뭔가 기분이 좋다.